마. 이세돌 (1983~ 현재)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비금도 도고리에서 태어난 이세돌은 살던 집이 약 1,500평 정도로 부유했다고 한다. 논을 메워 집을 지었고, 이웃 빈집을 사들여 텃밭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5살 때부터 그에게 직접 바둑을 가르친, 부친 이수오씨는 아마 5단으로 광주교대 졸업, 초등학교 교사로 10년간 근무했고 1998년 암으로 사망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쯤 이세돌은 아버지와 맞바둑을 두었고, 2학년 때 기력이 아버지를 완전히 넘어섰다고 한다.
이세돌은 2012년 발간된 자서전 『판을 엎어라』의 첫 머리에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아버지에게 배웠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대학 졸업 후 몇 년 간 교편을 잡았으나 어떤 연유에서인지 고향 섬 비금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5남매를 길렀고 자식 모두에게 직접 바둑을 가르쳤다. 그 중 둘이 프로기사가 되었고 다른 셋은 모두 명문대에 보냈으니 서울 강남의 사교육이 무색하다. 이세돌은 만 5세 무렵 또래의 섬 아이들과 함께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우기 시작하여 9세에 서울로 바둑유학을 올 무렵 이미 프로에게 석 점 치수였다. 대성을 하려면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정식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역시 사람 나름인 듯하다.
1989년 조훈현의 응씨배 우승이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계기였다고 하니 이세돌은 ‘이창호 키드’는 아니었다. 비슷한 연배의 기사들이 90년대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쳤던 이창호를 우상으로 삼아 바둑을 배웠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조숙했다고 할 수 있다. 어딘지 느리지만 두텁고 종반까지도 힘이 빠지지 않으면서 상대를 무겁게 누르는 이창호의 스타일과는 달리 경쾌하면서도 허점이 없고 전투에 강하며 기회를 잡으면 빠르게 끝을 보는 그의 스타일이 조훈현을 닮은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세돌 9단하면 떠오르는 중국의 구리 9단과 역사적 10번기에서 승리하면서 연간 상금 최고 기록을 갱신하였고, 2013년 말까지 수년 간 랭킹 1위를 지켰다. 최근 AI 등장으로 바둑계에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는데, 2016년 3월에 구급 딥마인드사의 '알파고' 라는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이세돌 9단의 역사적인 대국이 펼쳐졌다. 다른것들은 몰라도 바둑만큼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절대 이길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모두의 생각을 깨고 인공지능은 이세돌 9단을 3:1로 완파 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마지막 4국에서의 묘수 한방으로 인공지능을 꺾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간으로서 최초 인공지능을 이긴 바둑기사로 남게 되었다.

바. 신진서 (2000~ 현재)
이세돌 9단이후에 이세돌 9단의 뒤를 이을 기사라 앞으로 나오긴 쉽지 않을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신진서라는 신예가 등장, 2018년 11월 첫 랭킹 1위를 차지한 이후 2020년 1월부터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정상을 지켰다. 이는 바둑 역사상 최장기간 랭킹 1위 신기록이며 박정환 9단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 출신인 신진서9단은 아버지가 바둑 아마 5단으로 기원 원장 출신이고, 어머니도 바둑 3급이라고 한다. 한 명 있는 형도 바둑에 재능을 보였지만 아버지가 바둑을 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신진서의 재능은 숨길 수 없이 특출나서 바둑을 시켰다고 한다.
5살 때부터 부모님에게 바둑을 배우고,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독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기할 사항은 6세 후반 무렵 인터넷 6~7단 사이를 오갈 때 아버지가 지인인 바둑 학원 원장 권병섭 사범에게 부탁해 토요일마다 실전 트레이닝을 시켰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아버지 바둑 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인터넷으로 훈련하고, 주말마다 선생님과 실전 훈련을 한 결과 8세 중반 무렵에는 인터넷 9단인 선생님과 실력이 대등해졌다. 그 시기에 선생님은 "이제 내가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고 하시고 스스로 훈련을 접을 정도였다.
이후 부산 지역 연구생 활동도 하고, 모든 전국 어린이 대회에 참가하였다. 또한 주말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면서 한국기원 연구생 과정에도 참여하였다. 6학년 초에는 서울로 이사하여 충암도장에서 공부, 5개월이 조금 지나 영재 입단하였다.
신진서는 천재형 기사답게 빠른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전투형 실리파 기사. 어린 시절의 이세돌 9단과 상당히 흡사하다.
하지만 이세돌은 확실하게 이기기 위해 후반전으로 국면을 끌고 가는 스타일이라면, 신진서는 전체적으로 두텁고 강하게 판을 이끌어간다. 유리한 상황에서 알기 쉽게 바둑을 정리하기보다 패를 걸어가거나 상대를 계속 압박하면서 마무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국내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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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 바둑대상 최우수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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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 바둑대상 승률상(7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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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 바둑대상 최우수기사상(MVP), 다승상(82승), 승률상(76.64%), 연승상(18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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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 바둑대상 다승상(78승), 승률상(79.59%), 연승상(25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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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 바둑대상 최우수기사상(MVP), 다승상(76승), 승률상(88.37%), 연승상(28연승), 인기기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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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 바둑대상 최우수기사상(MVP), 다승상(80승), 승률상(82.47%), 인기기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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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 바둑대상 최우수기사상(MVP), 다승상(79승), 승률상(84.95%), 연승상(18연승)
세계바둑대회
2020년 - LG배 우승
2021년 - 농심신라면배, 춘란배 우승
2022년 - LG배, 농심신라면배, 삼성화재배 우승
2023년 - 농심신라면배, 응씨배 우승
2024년 - LG배, 농심신라면배, 취저우 란커배 우승
위와 같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대회 우승을 휩쓸고 있는 신진서 9단은 단언코 이세돌 9단을 잇는 국내 최고 바둑기사라고 단정할수 있다.
앞으로의 신진서9단이 얼마나 오랫동안 정상을 지킬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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